장거리 도보에 눕자마자 잠들어서 푹 잘잤다.
오랜만에 쑤신 종아리와 허벅지를 마사지하며, 남편의 일정 프리뷰를 들었다.
둘째날은 오후까지 비소식이 있어서 체크아웃때까지 버티다가 느즈막히 나가기로 했다.
다행히 나가니 비가 내리는 것도 아니고 안내리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라 모자로 충분히 거닐만했다.
우선은 좀 더 걸어가다가 아점을 먹으면서 다리에 휴식을 주고, 중간에 카페를 들리면서 한시간씩 쉬어주는게 걷기가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모았다.
오늘은 43코스 하조대해수욕장까지 가기로 했다. 약 15km가 좀 안될 듯 싶다.
쏠비치양양 근처, '옛뜰_자연산섭국 두부전문점'
밥에 진심인 남편이 아침부터 지도를 열심히 뒤져가며 찾아낸 곳.
자기만 따라오라며 해파랑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식당을 데리고 갔다.
도착한 시간이 11시 반 정도였는데 식당앞에 차가 많아서 혹시 웨이팅이 있는 줄 알고 놀라서 들어갔더니 다행히 한자리가 비어있었다.
평일 이시간에 이게 머선일인가해서 우선 앉자마자 섭국과 산초기름두부구이와 막걸리 1병을 시켰다.
두부구이는 들기름과 두부에서 나온 물이라는데 기름물을 같이 떠먹어도 너무 구수했다.
섭국도 시원하니 대파가 한 수였던 것 같았다. 남편은 두부구이가 메인이라고 했는데 둘 다 먹음 되지 뭘.
생각외로 맛있어서 폭풍흡입했던 집.
점심 때가 되니 계속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래도 덕분에 맛집에서 밥을 먹었다며 칭찬을 날리고 다시 또 시작했다.
날이 흐리니 오히려 해도 강하지 않아서 걷기는 더 좋았다.
수산항을 지나고 동호해변까지 왔는데, 웬지 이즈음에서 쉬어야할 것 같은데 싶어서 카페를 찾다가 들어갔다.
카페에서 당도 보충하며 한시간정도 쉬다가 나왔는데 너무 다리가 편해져서 이렇게 중간에 쉴수만 있다면 20km도 문제 없겠다고 생각했다.
43번길을 따라가다보면 여운포리라는 마을길을 통해서 다시 나가는데 마을을 지나서 바닷길 옆으로 산책길 같은 자전거도로가 나온다. 계속 바닷길 아닌 것도 좋았고, 숲도 아닌 산책길도 맘에 들었다.
열심히 걷다가 발견한 드디어 하조대해수욕장.
양양은 유명한 서퍼비치인데 11월의 양양 해안길은 다 공사중이고 너무 썰렁했다.
이 때부터 겨울은 해변정비중인 시기인가?
드디어 만난 하조대해수욕장
날은 흐렸지만 목적지엔 도달했기에 그저 반가웠다.
오늘의 숙소는 해변 맨 끝에 있는 엘마콘도텔로 잡았다.
선택의 이유는 티브이가 크단다.
그날은 우리말고 한 팀 정도 더 있었던 것 같다.
지친 몸을 이끌고 그래도 저녁을 먹으러 나가봤다.
그 지역에 그래도 문 연 식당들이 있다며, 나가서 대구막창구이를 미친듯이 먹고 들어왔다.
역시 시장이 반찬인지 난 뭐든지 맛있었다.
열심히 걷지만 벌크업되는 느낌은 나의 착각이길..
총 이동거리 16.5km, 해파랑길 44코스 낙산해변 ~ 43코스 종점 하조대
오늘도 무사히 마무리했다.
생각보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하루였다.
내일도 좋은 날씨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