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가 고향인 후배가 거제 이수도라는 섬에서 1박을 하면 3끼를 주는 곳이 있다고 예전에 보내줬었다.
일본 료칸도 아니면서 숙박에 식사까지 해결된다니 나중에 가보자며 의기투합했었는데,
그 후배대신 다른 친구들과 이수도에 가게 되었다.
게으름과 쉼이 필요했던 그녀들은 아니 세끼를 준다니요, 너무 좋다며 흔쾌히 동의했다.
이수도 1박 3끼로 섬 전체의 민박이 운영되는 곳이었다.
민박집은 많은 것 같았는데 생각 외로 구글리뷰나 네이버리뷰가 많지 않았다.
둥지민박집이 제일 유명한듯했고, 어부의 만찬도 식사에 대한 평이 괜찮았다.
그리고 신축이나 쾌적한 숙소를 어필하거나, 뷰가 좋은 민박도 있었다.
근데 이게 블로그나 리뷰 확인이 쉽지 않다 보니 삼고초려(?)하여 그냥 어부의 만찬으로 결정했다.
개중에 평이 많고, 괜찮았으며, 선착장에서 가까워서 다니기가 수월할 것 같았다.
숙소는 인원수로 예약을 해야 하는데 4인에 40만 원이었다.
아마 2인이면 일이만 원이 더 올라갔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인원이 늘면 금액이 조금 더 줄었던 것 같기도 하다.
대체로 1인에 10만 원 정도로 잡으면 되고, 금액은 이수도 전체가 동일했다.
그리고 방을 결정할 수가 없다. 인원수에 맞춰서 배정된다고 예약할 때 쓰여있다.
시방선착장에서 이수도로 가는 배를 타면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선착장에서 이수도가 바로 보인다. 마치 강화도에서 석모도 가는 정도일까.
시방 선착장 대기실에는 이름표가 붙은 자리가 있다.
이수도 할머니 의자라고 쓰여있다. 할머니 오시면 양보해야 한다. 갑자기 저 소파에 포스와 귀여움이 묻어난다.
섬에 도착하면 민박사장님이 카트로 짐을 날라다 주신다. 사람은 걸어가야 한다.
차로 사람도 태워가는 숙소도 있긴 했는데, 꼭대기 부근도 숙소가 있어서 그쪽 같기도 했다.
이수도 트래킹을 하면서 한 바퀴 돌아봤는데 높은 곳에 있는 데는 입실 이후에는 다시 내려오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이 섬의 슈퍼와 매점은 선착장 앞에 큰 데가 한 곳, 그리고 둥지슈퍼가 있는데 다 섬 아래쪽에 있다.
선착장 앞 편의점이 좀 더 종류가 많고 9시까지 운영한다. 둥지편의점은 소규모지만 10시까지 한다.
평일은 두 시간 간격으로 배가 있고, 주말에는 사람이 많으면 수시로 운영한다고 한다.
12시 배를 타고 들어가면 점심부터 시작할 수가 있다.
우린 시간이 안 맞아서 들어가는 날 저녁, 다음날 점심까지 먹는 걸로 부탁드렸다.
짐이 많은 경우는 배가 출발하고 나서 전화 달라고 했었는데,
우리는 떠들다 보니 도착할 때쯤 서둘러서 전화드렸는데 나와계셨다.
짐을 보내고 나서 동네를 간단히 확인하면서 숙소로 향했다.
어부의 만찬은 사진으로 봤을 때는 바닷가 근처였는데 우리의 숙소는 원래 건물뒤의 주택으로 안내해 주셨다.
그 주택건물 2층에 숙소 3개 정도가 있었고, 아래층이 식당별실이었다.
식당을 두 군데를 운영하시는 것 같았다. 원래 건물 1층 식당은 따로 들어가서 보진 못했다.
세끼민박의 하이라이트는 식사다.
저녁은 회와 해산물 한상과 뒤에 나오는 매운탕이 별미였다.
민박에서는 술과 음료수는 판매하지 않는다. 섬에 오기 전에 사서 오거나, 섬 내 슈퍼를 이용해야 한다.
우리는 들어오기 전에 편의점에서 몇 개 챙겨 왔다.
다행히 소주잔은 주신다.
매운탕이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밥까지 먹었다. 식사는 다 삼삼하게 맛있었는데, 서빙해 주시는 분이 외국인이어서 대화는 다 가능했지만 회에 대한 설명을 못 들어서 아쉬웠다.
회는 좋아하지만 먹을 때마다 아직도 뭔지 잘 모른다.
아마 할머니 되어서도 사장님한테 물어볼듯하다. 광어, 숭어, 도다리뼈째회 정도로 예측은 되는데.. 자신이 없네..
식사시간은 정해져 있다. 저녁은 5시 반부터 7시까지, 아침은 7시 반, 점심은 12시다.
조기로 추측되는 생선은 실했고, 미역국도 맛있었다. 숭늉이 같이 나오는데 첨부터 같이 주니 나중에 먹을 때는 식어있어서 아쉬웠지만 외국인친구가 너무 친절해서 말을 못 했다.
모든 반찬은 다 리필 가능하다. 메인메뉴도 다시 주시는데 항상 배불러서 추가로는 못 먹었다.
점심은 회무침과 멸치쌈밥, 백합탕을 주셨는데 오우 회무침이 딱 내 입맛이 잘 맞아서 추가로 먹어부렀다.
친구는 멸치쌈밥이 너무 고소하니 맛있다며 극찬.
이번엔 따뜻한 숭늉을 먹으려고 애피타이저로 먹었다.
숙소는 원룸이었고, 자그마했다.
방음이 되지 않아서 옆방의 티브이소리가 잘 들렸다. 그래서 우리도 같이 강제 티비 시청.
요가 침대패드보다도 얇은 거여서 정말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여도 배겨서 잠을 잘 못 잤다.
한 명은 딱딱한 데를 선호한다며 잘 잤단다. 덕분에 다들 새벽에 깨서 수다타임.
원래 사진에 보이는 건물에 우리는 왜 배정을 못 받았는지에 대해서 가장 친절하고 조 근 한 말투의 친구가 사장님께 여쭤보았다. 우리의 예약이 늦어서 그랬단다. 단체를 그쪽 위주로 주시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수도 민박은 대부분 어르신들이 많았다.
어르신들 가족단위로 오신 분들도 계셨고, 여고동창모임에서 오신 분들도 봤다.
세끼 한상차림의 식사를 고민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인 것 같다.
숙소가 좀 아쉬웠는데, 트래킹도 좋았고 해서 혹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숙소로 가볼 것 같다.
식사 메뉴는 대부분은 비슷한 것 같으니 조금은 더 편하고 뷰가 좋은 곳이 있다면.